연남동 <하하>. 나이트메어.
언제부턴가, 난 연남동 <하하>에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가서 유림기와 칭따오 한잔을 하고 싶다고.
뜨악한 반응의 남군님. 그러나 개의치 않고 난 계속 노래를 불러댔고.
지난 주 토요일을 드디어 유림기 먹는 날. 로 못박아 두고, 둘이서 다녀왔다.
1월 이었나.. 한겨울에도 한번 갔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 포기하고 건너편 향미에서 우육탕만 먹고 돌아 왔던 터라,
이번엔 날도 좀 풀렸겠다, 줄이 길어도 기다렸다가 꼭 먹고 오리라 단단히 다짐을 하고 하하 앞에 도착하니..
역시나, 줄이 길다...
그래도 저녁 식사 시간대라서 그랬는지 자리 회전은 꽤 빨랐다.
20분 정도 기다리다가 자리를 잡고 않음.
밖에서 볼 땐 몰랐는데, 가게 안은 정말...시끄러웠다.
손님들이 아니라..일하시는 분들이.- _-;
서빙보시는 아주머니들 목소리 정말 쩌렁쩌렁하고 , 그릇 막 탁탁 던지시고..
우리 테이블에는 메뉴판이 없어서 "메뉴판이 없네요" 했더니
바닥에 떨어지지 않았냐며 잘 살펴보래서 살펴봐도 없다고 했더니
옆테이블에 있던 거 휙 뺏어서 휙 던져 주시고...
반찬이랑 물만두가 나왔는데 젓가락이 없어서 또 말씀드렸더니
한참이 지난 뒤에 역시나 옆좌석 수저통을 가져오심..
근데 왠걸...입으로 들어가는 그 숟가락의 동그란 부분을 당당히 손으로 집어서
테이블 위에 던지심...
"제가 꺼낼게요." 라고 말했지만 무시하심.
맥주잔도 두개중에 한개가 정말 너무 더러워서 바꿔달라 했는데
바꾼 맥주잔도 마찬가지...더러움.
(나 정말 그렇게 까다로운 사람도 아닌데...비위가 상함.)
맥주잔 또한 테이블에 탁 하고 던져주심.
아무리 손님이 많다고 해도..바쁘다고 해도...이건 좀 심했다 할 정도.
중국에서도 이런 식당은 못가봤다는.
지난 번 갔었던 건너편 향미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서비스 개념, 위생관념 제로.
홀이 이정도면 주방은 안봐도 뻔하다....는게 내 결론.
우리가 주문한 건, 유림기와 물만두 그리고 칭따오 맥주 한병.
일단 물만두 맛은 괜찮았다. 뭐 만두가 맛없기도 참 힘들지.
단, 만두피가 얇은 편은 아니다.
그리고 기대했던 유림기.
메뉴판을 보니, 브라질산 닭을 쓴다고 적혀 있어 조금 찝찝하긴 했지만,
여튼 이걸 먹겠다고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은 먹어주리라..하고 주문.
보기엔 참 담백해 보인다.
소스맛도 그렇고 닭 튀겨진 상태도 그렇고 그리 나쁘진 않았지만,
솔직히...다시 먹고싶어지는 맛은 아니다.
제네럴 반점에서 먹었던 그 유림기가 솔직히 훨씬 더 맛있었다.
굳이 작고 허름하지만 이런 중국집을 찾는 이유는 본토의 맛을 느끼기 위해.
더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이다.
그러나 하하는...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아닌 것 같다.
지난번 오향만두에서 느꼈던 오버조이는 커녕..비위만 상해서 나왔다.
예전에 마리에게 들었던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얘기를 남군님에게 해줬더니.
남군님은 속이 메슥거린다 하고...나도 속이 울렁울렁..
역시 구제역이니 뭐니 해도 닭은 국산이라고 생각해.
제일 맛있었던 건, 단무지와 칭따오.
짜사이 저놈은 아주 소금맛 밖에 안나서 한젓갈 먹고 물을 들이켜야 했던.
(혹시 손님들이 너무 많이 먹어서 일부러....?)
점점 구겨지는 내 표정을 보곤 남군님."거봐 내 반응이 왜 그리 뜨악했는지 알겠지?"
"아니..난 맛집이라고 소문이 났길래..."
이게 바로 인터넷 블로그 맛집의 실상이구나. 했다.
내가 이렇게 투덜거리든 말든 여전히 <하하>는 길게 줄을 선 사람들로 붐비겠지만,
여기에서도 난 경영자의 마인드와 양심에 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음번에 연남동 가면 오향만두 먹을래.
향미의 우육탕이나.
유림기가 먹고싶으면 강남역 제네럴반점으로 갈래.
얼마 더 내더라도 깨끗한 곳에서 친절한 서비스 받으며 맛있는 거 먹을래.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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