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에플렉이 감독과 주인공을 했다는 것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탄 영화라는 것 빼곤 전혀 다른 배경지식 없이 이 영화를 봤다. 꽤 흥미진진 했고 영화 막바지까지 긴장감 100퍼. 마지막은 전형적인 미국 히어로 영화. 뭐 그런 느낌. 나쁘지 않았다. 이란에서는 이 영화가 反이란 영화라며 상영이 금지되고 이란의 언론에선 미국의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화상출연을 해서 수상자를 발표했다는 점에 대해 엄청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난. 아카데미가 영화제의 재미를 더하기 위한 나름의 메타포를 주고 싶었나보지 뭐. 라고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당사자인 이란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었겠구나. 영화를 보니 미셸과 함께 작품상을 시상한 잭 니콜슨 닮은 아저씨가 불쑥 나왔다 들어가는 장면도 있더라.ㅎ 그래서 잭 니콜슨이 시상자로 선택된게 아니었나 하는.? 어쨌든 그 시상식 또한 난 좀 재밌게 봤다.ㅋ Argo fuck yourself. 완전 명대사. 존 굿맨 아저씨 너무 좋아.ㅎㅎ by the way.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때 아르고라는 영화 反이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이란의 폭동세력들이 무자비하게 무력을 행사하고는 있지만 그들의 그러한 행동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기 때문에. 내가 봤을때 영화는 누가 나쁘고 그르다고 얘기하고 있지 않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그저 그러한 참상의 안타까움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려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소수의 자국민들의 안전이 위협당할 상황에서도 그렇게 정치적으로 유리한 쪽으로 행동하는 미국 정부의 윗대가리들이 더 나쁜 놈들이라는 걸. 은연중에 시사하고 있기도 했고. 영화가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애쓴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벤 에플렉이 연기한 토니 멘데스. 그사람은 정말로 대단한 사람인듯. 역시 미국이 찾는 영웅은 그런 사람이던가. 수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목숨을 걸고 위기에 처한 미국인들을 구출해 내는. 그것도 사방이 적인 이란이라는 곳에 제 발로 들어가서는 말이다. 나도 카타르에 있는 동안, 언제나 그런 공포가 있었다. 리비아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 등등 주변국에서 들려오는 폭동 소식, 납치된 인질들에 대한 이야기. 카타르는 그래도 안전한 나라라고 하지만, 어쨌든 언제 무슨일이 터질 지 알 수 없는 중동땅에서 비행하다가 내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끔찍한 상상도 여러번 해봤다. 안전사고는 그렇다 해도, 테러와 납치 등 이런저런 끔찍한 사건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중동의 비행기 승무원으로 일하며 교육기간 숱한 사건사고 자료들을 보며 그런 상상또한 왜 안해봤을까. 그래서 더 손에 땀을 쥐며 이 영화를 봤던 것 같다. 누가 뭐라해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 죽고 죽이고 미워하고 물어뜯는 동안 갈등은 더해져 손도 쓸 수 없게 된다. 세상엔 좋은 무슬림들이 얼마나 많은지 또 반면에 나쁜 크리스챤들도 얼마나 많은지. 영화를 보든 뉴스를 보든 단면만 보고 무조건 판단할 게 아니라 균형잡힌 시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그게 뷰어들의 몫이겠지.